Timeline

  • 1

    120

    이자하를 만나 사류곡으로 향하다
  • 2

    204

    천리객잔의 정마전쟁
  • 3

    268

    요란과 동수를 만나다
    동호로 악인들을 전송하다
  • 3

    272

    이자하와 만장애 여행
  • 4

    307

    무림맹 입성
    비무를 구경하고 백리영에게 가르침을 주다
  • 5

    330

    적산림의 탕약재료
  • 6

    351

    깨어나다.
    검마와 개싸움
  • 7

    370

    신 자하객잔. 검의 회수를 위해...
    자는중
  • 8

    390

    화산논검

Relation

명령된 혼인, 받아들인 반려

부부다, 일단은.

교주의 명령으로 맺은 연이기는 하나 둘은 불만을 표하지 않는 것으로 동의를 했다. 그리고 서로 그리 했다는 것을 알았다.
그러니 당연히 부부여야겠지. 그 흔한 혼례식도 치르지 않고, 합환주 한 번 나눠먹지 않았음에도.
교를 나와서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었다. 오히려 더 견고해지기만 했다. 동질감이 짙어진 탓이다.
같은 침상에서 잠을 자고, 백응지의 한 구석에 집을 두고, 복식을 비슷하게 맞춰 입고.
그의 제자가 그녀를 사모라 부르고, 누군가를 만나면 다른 한쪽의 안부까지 전해주고.
그렇기는 한데.
이것을 부부라고 불러도 좋을까.
이런... 것을?

Characters

검마

십삼十三, 혹은 검마劍魔.
사람에게는 무조건 이름이 붙기 마련이라면, 그는 사람이 아닐 것이다.
마교에 납치 당하고, 검마의 제자가 되고, 그의 별호를 가져오는 동안 그는 단 한 번도 스스로 선택한 적이 없었다.
물론 딱히 동정 받을 생각은 없다. 목이 간당간당한 삶에서 사람다움을 고민할 여유는 없었으니까.
하지만 역설적이게도, 그 안에 사람다움이 없다는 이유로 제가 쌓아왔던 모든 길을 무너뜨렸다.
이유는 몰랐다. 이자하에게 말했듯 진정한 마를 겨루기 위함이었을지. 사람을 사람으로 보지 않는 교에 질린 것인지. 다른 이유가 있는지.
그는 사람다워지기로 했다. 사람답게 즐거워하고, 장난도 치고, 평범하게 사람을 사귀고.
그 첫 걸음은 그녀였다.
사람이기도 전부터 제 곁에 있었던 이. 똑같이 사람이기에는 조금 모자란 이.
이제 조금 편해질 때도 되지 않았나, 우리.
완벽하지 않아도 살아갈 수 있지 않겠나.

cm. 모찌님

무영

약해진 고수는 강호에서 가장 좋은 먹잇감이겠지.
천선여가天選呂家 이공녀. 흑무선자黑霧仙子 여소의呂素意를 모르는 마교도는 없다.
오성을 타고난 마도 가문의 여식에게 어려운 것이 있을 리가. 가주가, 교주가 시키는 대로 하면 그만이다.
물론 불만은 없다. 그렇게 태어난 것을. 벗어날 생각도 없었고.
하지만 딱 한 순간, 마도의 길을 잠시 벗어나버린 딱 그 순간에 그녀는 삶에서 가장 중요한 것을 잃었다.
힘. 제 삶을 가장 편안하게 만들었던 힘. 그것을 잃은 순간부터 모든 것이 바뀌었다.
딱 한 명만 빼고.
가주가, 교주가 억지로 맺은 연이다. 그런 연 치고는 괜찮았지만 딱 그 정도.
어째서 그는 나를 교 밖으로 빼내 주었을까. 어째서 그는 여전히 나를 지키고 있을까. 알 수 없는 사내.
그대는 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 걸까.
나는 숨쉬는 것조차 벅찬데.

cm. 모찌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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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errythesurfer